
상복으로 갈아입고 승려의 독경 소리에 맞추어 다 같이 정면으로 관을 대하자 지금까지 막연히 공유되어오던 죽음은 개별적이고 보다 사적인 것으로 변했다. 준비에 바빠 다른 곳으로 돌려졌던 시선이 단지 죽음 앞에 던져졌고, 그로 인해 어디에도 도착하지 못한 채 결국 기억 속의 고인의 생(生)으로만 쏠리게 되었다. 분향이 시작되고 조문객들의 얼굴이 보이자 그들의 육신이 추억을 되살려 고인이 있었다는 것을 한층 더 실감하게 되고, 그러기에 '지금은 없다'라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그리하여 그들 자신의 피가 슬픔으로 흘러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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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조용히 그 밑에 가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때 눈 앞에 다가온 소실(燒失)의 조짐이 머리에 떠오르며 갑자기 육신의 내부에서 소요가 일었다. 이제 다시는 이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상상이 가져다주는 절망은, 현실로 눈 앞에 실재하는 얼굴이 가진 압도적인 존재의 힘으로 억눌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을 말리면 안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인간의 육신이 죽음이란 계기를 통해 타서 재가 될 때까지 겪는 며칠 동안의 긴장에는, 그가 감수해야 하는 고통의 빛이 배어나는 것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이미 시작되어 진행되고 있을 부패의 술렁거림이, 다가가는 사람들에게 마치 날개미가 나무를 갉아먹는 소리처럼 희미하게 전달되기 때문이 아닐까?
- 히라노 게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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